우리는 거짓말쟁이
총 87개의 Sector로 구성된 이야기의 첫 번째 Sector에서 나오는 싱클레어 집안에 대한 설명에서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뭔가 모순되고 비틀어진 채로 나타나리라는 암시를 받게 된다, 책의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벌써 이 단계에서 짐작할 수 있기도 하다.이혼으로 우리의 심장 근육이 갈가리 찢겨 이제는 싸울 일이 없는 한, 심장이 거의 뛰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 될 것 없다. 신탁 자금이 바닥나도 결제일이 지난 신용카드 청구서가 부엌 조리대 위에 놓여 있어도 문제 될 것 없다. 침대 옆 탁자에 약병이 무더기로 놓여 있어도 문제 될 것 없다. (p. 13)소설의 주인공은 해리스 싱클레어의 외손녀인 케이든스이다. 그의 관점에서 상황이 설명되고 인적 관계에 대한 인상이 부여된다. 결국 책을 읽는 사람들은 옳든 그르든 적어도 한동안은 케이든스와같은시각을 유지한 채 상황을추정해야 한다, 그렇기 떄문에 케이든스의 15살 여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빠르게 짐작하게 되는, 소설 구조 상의 약정-나는 약점이라고 봤다-이 드러나기도 한다.소설은거짓말쟁이로불리우던, 비슷한 나이 또래의3명의 사촌 남매와 1명의 외부인이 어우러져 사랑과 우정을 나누다가 특정의 계기로 화재 사고를 일으키게 되면서 홀로 살아남게 된 케이든스가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가는 과정을그린다. 전반부는 아이들의 사랑과 우정이 형성되는 상황을 보여주며 사촌들의 어머니와 할아버지의 정다운 모습을 그린다.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런 일이 벌어지게 된 원인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는 후반부를 구성하는 주요 내용이다,사고의 실상을 보여주면서는 거짓말쟁이들이 왜 그런 사고를 저지르게 되었는지 설명이 나오는데 솔직히 쉽사리 이해되는 상황 설정은 아니었다. 그들이 택한 방식이 문제 해결책으로 효과를 발휘할 거라고 맏었단 말인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어리기 때문이라고만 보기에는 그 방식이 너무 황당한 탓이어서이다. 다만 이 시점이 되면 진짜 거짓말쟁이들은 아이들이 아니라 겉으로는 아닌 척 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온갖 추접스러운 짓을 하는 어른들이라는 인식이 들게 된다. 보통의 세상이 다 그러하듯.처음에는 아마도 시대 배경이 영화 [태양은 가득히] 정도쯤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휴대폰(p. 31)이라는 낱말을 보고는 시대에 대한 감각이 흐트러지고 헷갈리기 시작했다. 시대 배경이 현 시점이란 걸 알고 나서도 책을 읽는 도중에는 계속 1900년대 초이거나 중반 쯤의 이야기일 거라는 착각이 계속 되었다. 아마도 마치 하인을 쓰는 게 아닐까싶은 설명 같은 것들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그렇게 인식하고책에서 얘기하고 있는 바를 다시 돌아보면 미국 사회에 여전히 남은 인종 차별의 문제나 부의 편중 등에 대한 글쓴이의 비판적 관점이 녹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불행히도 그 관점은 깊이 생각하고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얕게 깔려 있어 그런 비판 의식의 적극적 발현이 되지 않음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진다.굳이 이 책을 Hard Cover로 발매했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싶고몇 군데의 오타와 누락, 번역의 이상점이 눈에 띄어 편집/구성의 평가를 낮추었다.
이토록 완벽한 섬,
여름날의 태양처럼 찬란한 기억 ―
압도적인 서스펜스를 보여 주는 E. 록하트의 대표작!
2014년 미국에서의 첫 출간 당시, 우리는 거짓말쟁이 의 편집자는 [이 작품이 무슨 이야기인지 절대로 말해 줄 수 없다. 부유한 집안이 등장한다는 건 알려 줄 수 있지만 그 이상 말하면 작품을 망쳐 버릴 것이다. 그냥 읽어 보라.]라고 선언했다. 누군가 이 소설의 결말을 묻는다면, 그냥 [거짓말하라]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만큼 우리는 거짓말쟁이 는 커다란 비밀을 감춘 소설이자, 은밀하게 진실을 좇는 10대의 일기장이다. 또한 상처를 지닌 한 인간의 용기 있는 극복기이다. 사실, 비밀은 그 자체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는가?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몰입될 만큼 소설은 신비롭고 아름답다.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흐르는 액자식 구성이 돋보인다.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내부 이야기는 소설 속 화자인 캐디의 내적 갈등,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대한 무의식적인 해석이 가미되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무엇보다도 록하트가 창조한 [비치우드 섬]은 완벽하게 직조된 상상력을 기반으로 생생한 공간감을 지닌다. 캐디의 조부모가 세 딸에게 각각 물려준 세 채의 고급 저택 ― 레드 게이트, 쿠들다운, 윈드미어 ― 과 모래사장이 펼쳐진 아름다운 바닷가, 섬을 가로지르는 기다란 목재 산책로 등 꿈결 같은 장소들이 소설 속에서 실제처럼 구현된다. 본문에 삽입된 지도와 가계도는 독자의 상상이 보다 더 구체적으로 펼쳐지게끔 이끌 것이다.
제1부
환영 인사 11
제2부
버몬트 63
제3부
열일곱 번째 여름 85
제4부
저기, 불이야 199
제5부
진실 263
감사의 말 299
옮긴이의 말 아무도 속이지 않는, 그저 슬픈 거짓말 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