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은 장바구니에서
먹거리는 건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무농약, 유기농 재배 채소가 더 비싼 값에 팔리는 이유도 우리 자녀들에게 더 좋은 것을 먹이고 싶어하는 엄마의 마음 때문이다. 유기농 재배에 관해서는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자연 재배, 유기농 재배, 원시처럼 소를 키워 생유를 직접 파는 농가들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곱지 않은 시선을 이겨내고 최상의 먹거리를 만들어낸 농부들의 집념을 엿볼 수 있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농약이 없으면 채소를 키울 수 없나요?"전통채소와 F1 종 채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F1종은 하이브리드 종을 말한다. 종묘회사가 생명공학 기술을 적용하여 인위적으로 만든 교배종이다. 보기도 좋고 수확량도 많고 병충해도 강하다. 그러나 일대밖에 사용할 수 없는 종자라는게 문제다. 대부분의 농가는 상자 크기에 맞춰 편리하게 출하할 수있는 품종을 선호한다. 비록 소량이기는 하지만 아직 전통채소를 키우는 농가들이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맛이 좋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상품 가치는 떨어지지만, 일반적인 채소들에서는 맛볼 수 없는 뛰어난 맛을 지니고 있다. 농가의 사람들이 판매용이 아닌 자가 소비용으로 전통채소를 꾸준히 재배해 온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전통채소는 자라는 속도가 느리다.숙련된 기술로 천천히 재배해야 한다. 같은 종자를 심어도 싹이 나오는 게 일정치 않다. 자가 채종이 기본이다. 종자를 사다 뿌리고 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재배한 작물에서 종자를 얻는 것을 말한다. 획일화되지 않은 그야말로 온리원 채소다. 전통채소를 키우기 위해서는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의 거리가 가까운 곳이어야 한다. 산속에 있는 땅이어야 하고 커뮤니티 베이스가 갖춰져 있는 곳이어야 한다. 지역민들이 단결하고 일하고, 서로 마음이 통하고, 인간관계가 좋아야 제대로 전통채소를 재해하고 유지해 나갈 수 있다.채소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모종을 밖에서 내놓고 찬바람을 맞게 한다. 100% 노지 재배 채소를 하는 농가가 있다. 어린 모종 상태에서 차가운 바람을 맞게 하여 어려서부터 추위를 잘 견뎌내는 강한 채소를 길러낸다. 강한 생명력을 가진 채소야말로 감칠맛을 내는 깊은 맛의 채소로 자라난다고 한다. 농민들은 농작물을 출하한 뒤 곧바로 농협에 맡긴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의 반응을 곧바로 알기 어렵다. 자신이 사람들을 위한 소주한 먹을거리를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는 실감을 못 느낀다. 폐쇄적 농업이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인터넷 판매나 직거래를 통해 농민들은 소비자들의 반응을 청취해야 한다. 인간이 뿌리는 비료 때문에 땅이 너무 기름진 상태가 되는 것은 영양분이 지나치게 많아져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지고 벌레가 꼬이는 현상을 초래한다. 자연재배는 비료를 거절한다. 해충이라는 개념도 없다. 손님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벌레가 많아진다는 것은 영양 과잉이라는 뜻이다. 애초에 흙은 모든 식물이 시들고 오랜 세월에 걸쳐 쌓여가는 것이다. 자연의 섭리대로라면 자연재배가 원칙이다.
노인, 중증 장애인, 여성 등 소외된 사람이 주인공이 되고,
지방이 살고 삶이 윤택해지는 6차 산업의 선두주자, 농업!
6차 산업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퍼지고 있다. 6차 산업은 농업(1차 산업), 제조업 및 가공업(2차 산업), 서비스업(3차 산업)을 모두 아우른 개념으로 농업에서 출발하여 산업 전체를 포함하는 융합 산업이다. 6차 산업은 생산, 유통, 소비가 분리되어 각자 자신의 최대 이익만을 탐내는 현대 산업 체계를 반성하고,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함게 생산하고 소비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의 간극을 좁히고 공존이 가능한 커뮤니티가 이루어지도록 돕는 개념이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농부들은 모두 6차 산업의 선구자들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평화로운 논밭에 모여 그날 먹을 음식을 다 같이 재배하고, 다 같이 거두어들이고, 다 같이 음식을 만들고, 농가 레스토랑을 통하여 손님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그럼으로써 다 같이 이익을 공유하는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나라 지방의 전통 채소 종자를 발굴 복원하여 이웃 할아버지 할머니 들과 함께 농사를 짓고, 그 농산물로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이익을 골고루 함께 나누는 미우라 마사유키(1장), 무농약 다품종 소량생산과 혁신적인 농업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 마쓰키 가즈히로(2장), 땅을 치유의 근원으로 인식하여 자연재배 방식으로 자연에서 나온 좋은 재료를 사용해 자연주의 식당을 운영하는 우메키 쇼이치(3장), 지속 가능한 농업, 지속 가능한 채소를 키우며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최상급 채소를 공급하고 유명 식당을 운영하는 가네다 요시오(4장), 중증 장애인이 주인공이 되고, 마음이 아픈 사람이 위로를 받는 농장을 경영하고 전세계가 놀라는 치즈를 생산하는 미야지마 노조루(5장), 농약을 거부하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식물을 입고, 식물을 먹고,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으로 깊은 맛을 구현하는 가나와 히데오(6장), 소에게서 자연이 허락한 만큼만 생유를 얻음으로써, 자연을 착취하고 인간을 착취하는 산업을 거부하고 공존 공생을 실현한 기적의 목장 주인공 하세아와 다헤히코(7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대도시 소비자 중심의 이윤극대화 산업으로서의 농업을 거부하고, 경제력이 없는 노인(1장), 일을 하기 어려운 중증 장애인(5장), 중노동을 하기 힘들어 하는 여성(7장)을 농업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자신의 이윤극대화를 위해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커뮤니티를 보호하고 유지시키는 데에 성공하고 있다. 그리고 땅을 치유의 공간, 모두가 함께 사는 곳, 미래를 꿈꾸는 터전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이들은 농업에 대한 선입견을 단 번에 뒤집어엎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프롤로그 4
농업의 미래를 생각하다 | 우리가 나아가야 할 농업은 자연과 생명의 농업 | 유기농이 미래의 식탁을 바꾼다
1. 전통채소를 중심으로 한 이상적인 커뮤니티 27
전통채소가 사라져가는 이유 | F1 종 채소 vs. 전통채소 | 히피족 장례식에서 이상적인 커뮤니티를 발견하다 |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하나 되는 커뮤니티 | 사라져가는 종자를 살려내기 위한 프로젝트 | 우리 밭을 보러 가지 않을 텐가 | 멸종 위기에 빠진 전통채소 ‘무코다마시’ 부활 작전 | 개성이 빛나는 전통채소의 세계 | 미슐랭가이드도 인정한 농가 레스토랑 | 전통채소를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재배하는 이유 | 일류 시골을 목표로
2. 제6차 산업의 최전선을 달린다 65
벌레와 나눠 먹어야죠! | 유명 셰프들도 인정하는 채소 | 일본 최초의 농가 프렌치 레스토랑 | 비오 팜 마쓰키 레스토랑의 진짜 경쟁력은 | 제6차 산업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로의 도약을 꿈꾸는 농업 | ‘프로덕트 아웃’ 시대는 가고 ‘마켓 인’ 시대가 온다 | 옛 친구가 멀리서 찾아온 것처럼 서비스하세요! | 농업 발전을 위해 성공 모델을 만들다
3. 토지가 일으키는 치유의 기적 93
해발 530m의 산간 밭에서 키운 기요라 쌀 | 무농약 막걸리를 만드는 농가들 | 어디에도 없는 희귀한 걸 선보이면 어떨까 | 비료는 병과 벌레를 부른다 | 다른 농가의 ‘시선’이 무농약 재배 확산을 막는다고 | 농업 가공품을 만들고 수제 리스 교실을 열다 | ‘애플민트와 허브농장’이라는 이름의 유래 | 자연에서 나온 좋은 재료를 사용해 만드는 바른 음식 |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바른 일’을 하는 곳, 미나미오구니초
4. 밭을 무대로 활동하는 농부 아티스트 129
왕성한 생명력으로 깊은 맛과 감동을 선사하는 채소 | 우박도 견뎌내는 강인한 유럽 재래종 |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놀 수 없는 밭은 문제가 있다 | ‘지속 가능한 농업, 지속 가능한 채소 키우기’를 목표로 |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독특한 농법 | 자신이 농민임을 자랑스러워하다 | 유명 레스토랑 셰프들이 오루도 아사마 채소에 열광하는 이유 | 채소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농부
5.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랑 농장 163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신토쿠 농장의 ‘사쿠라’ 치즈 |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치유하는 곳, 신토쿠 공동학사
사람을 변화시키는 중증 장애인 이치가와 씨 | 흙은 ‘느린 파장’으로 사람을 치유한다 | 뚝심 하나로 위스콘신 대학 입학에 성공하다 | 농업과 축산을 주요 전략으로 활용하는 미국 | ‘이 녀석들, 할 수 있었잖아!’ | 물리학 전공자가 운영하는 신토쿠 농장 | 벚꽃 향기를 입혀 만든 독특한 치즈, ‘사쿠라’ | 이런 음식을 먹어야 아이의 마음이 자란다
6, 농업의 미래를 변화시키는 자연 재배 201
자연에는 ‘비료’의 개념조차 없다 | 자연 재배에서 벌레는 ‘해충’이 아니라 ‘손님’이다 | 너무 진한 녹색 잎이 주는 위험신호 | 인간은 자연과 어떻게 공생할 수 있을까 | 가혹한 농업연수와 밭떼기 도매 | ‘자연 재배 법칙’으로 자기 안의 ‘독’을 제거한다 | 정말 맛있는 것은 혀가 아니라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느낀다 | ‘식물을 입고, 식물을 먹고, 식물과 함께 살아가자’ | 불필요한 노력도 필요할 때가 있다
7. 우유가 아닌 생유를 출하하는 기적의 목장 235
자연 그대로에 맡기는 완전 방목 | 왜 그 식품은 그 가격에 팔리는가 | 착유가 아니라 100% 생유를 출하하는 목장 | 잡균이 거의 제로라 살균할 필요가 없는 생유 | 느린 소들의 속도에 맞추는 사람들 | 한 마리 한 마리가 다르듯 우유 맛도 제각각 다르다 | 생명과 자연의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궁극의 목표로 삼다 | 소가 자기 새끼한테 줄 젖밖에 나오지 않는 상태를 지향한다 | 우리 목장은 14명 중 12명이 여성이다 | 더불어 살며 짜는 자연의 젖
에필로그 262
인류의 미래는 올바른 농업에 달려 있다 | 귤을 만드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미생물과 귤나무다 | 깊고 험한 산을 인간이 간섭하기 전 상태로 돌리는 것만이 살길이다
참고문헌 273
옮긴이의 말 274
바꾸는 삶을 살기 위하여
미래를 바꾸는 농장·목장·레스토랑 리스트 278